♣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파르티잔 고사목 / 김평엽

시인 최주식 2010. 2. 9. 22:48

파르티잔 고사목 / 김평엽

 

천왕봉 그 높다는 노루막이에

나무 하나, 척후병처럼

슬픔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

확실히 표적이 되어버린

유효사거리 내의 나무

죽음을 통해 만끽하겠다는 얘기인데

실탄 같이 통렬한 마침표가 또 있을까

환장하겠다

죽음에 근접해야 한다는 것

적발된 슬픔을 정면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

초계 비행하는 새 한 마리

절망을 예의 주시하는데

탄창을 마지막 확인하는 나무들!

 

<다시올문학> 2009.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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