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질을 하면서 - 김서희(1965 ~ )
주름진 당신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펼쳐본다
꼬깃꼬깃한 셔츠 깃, 소매 자락
고온 열로 쫙 - 쫙
뜨거운 길을 낸다
하얗게 몽쳐진 옹이가 맺혀있어
스쳐 지나는 그 흔적이 아프다
날을 세운다
빳빳이 깃 날을 세운다
물컹하면 견디기 힘든 세상
물기 젖은 당신의 내일에
자존을 세운다
야무진 내 기도를
함께 눌러둔다.
다림질을 하면서도 내외간은 또 하나가 되는군요. 지나온 당신의 시간과 나의 시간마저 겹쳐지는군요. 애증(愛憎)에 몽친 마음의 주름들도 쫙-쫙 펴지는군요. 당신 일상의 자존을 세우기 위한 기도까지 함께 눌려지는군요. 명절이나 절기 또한 이런 마음 다잡는 다림질일 것을. 설 쇤 마음 빳빳이 깃 날 세우고 자존의 힘찬 일상 맞으소서.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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