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박용래(1925~1980)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 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고향 가는 눈길 걱정 되시는지. 꽉 막힌 길일지라도 그 풍경 보면 부럽더군요. 일가친척 모두 떠나와 뿌리 뽑혀 도회에서 설 맞는 나 같은 사람들은요. 이 시 보면 향수(鄕愁) 더욱 간절해지지요. 달빛 눈빛 쌓이는 먼 고향 생각에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이게 하지요. 그러곤 설핏 든 잠 속에서나마 발목 벗고 물 건너 그 눈물 없던 시절의 고향에 다녀오지요. 베갯머리 촉촉한 눈물로.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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