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먹을 쌀 / 류근삼
시골 버스 삼백리 길
덜커덩거리며
과장으로 승진한 아들네 집에
쌀 한 가마
입석버스에 실었것다.
읍내 근처만 와도
사람 북적거린다
뚱뚱한 할매
울 엄마 닮은 할매
커다란 엉덩이 쌀가마 위에
자리 삼아 앉았것다.
<이놈우 할미 좀 보소
울 아들 과장님 목을 쌀가마이 우에
여자 엉덩이 얹노? 더럽구로!>
하며 펄쩍 하였것다.
<아따 별난 할망구 보소
좀 앉으마 어떠노
차도 비잡은데……
내 궁딩이는
과장 서이 낳은 궁딩이다.>
버스 안이 와그르르
한바탕 하 하 하……
사람 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렸다.
류근삼 민담시집 <글마가 절마가> 1996.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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