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과장님 먹을 쌀 / 류근삼

시인 최주식 2010. 5. 15. 20:55

-과장님 먹을 쌀 / 류근삼

 

시골 버스 삼백리 길

덜커덩거리며

과장으로 승진한 아들네 집에

쌀 한 가마

입석버스에 실었것다.

 

읍내 근처만 와도

사람 북적거린다

뚱뚱한 할매

울 엄마 닮은 할매

커다란 엉덩이 쌀가마 위에

자리 삼아 앉았것다.

 

<이놈우 할미 좀 보소

울 아들 과장님 목을 쌀가마이 우에

여자 엉덩이 얹노? 더럽구로!>

하며 펄쩍 하였것다.

 

<아따 별난 할망구 보소

좀 앉으마 어떠노

차도 비잡은데……

내 궁딩이는

과장 서이 낳은 궁딩이다.>

 

버스 안이 와그르르

한바탕 하 하 하……

사람 사는 재미가

이런 것이렸다.

 

류근삼 민담시집 <글마가 절마가> 1996.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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