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이길원 『그리운 날』

시인 최주식 2010. 7. 5. 21:26

이길원 『그리운 날』

바람이 그리운 날에는
선유도로 오셔요

강바람 미루나무 흔들면
그리움 튀우듯
낡은 시멘트 부여잡은 담쟁이
수초 야생화 다투어 피고
철새 날아드는 시간의 정원으로

신선(神仙)인양 구름 잡으며
하늘다리를 지나야 해요
다리 아래는 강물이 흐르고
내 젊음도 지나간 사랑도
속절없이 따라 흐르는데

그리움이란 잊혀 진 추억도
한 줄 훈풍에 피어나는
목련꽃 봉오리 같은 것
긴 겨울 흔들리던 마른 가지에도
하늘하늘 살아나는

사람이 그리운 날에는
선유도로 오셔요

* 하늘다리 : 하늘에 걸린듯 선유교(仙遊橋)가 아름다워 붙여 본 이름

< 이길원 시인 >
월간 <주부생활> 편집부장 역임, 유신 후기 필화로 퇴사.
저서 : <하회탈 자화상>,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계란껍질에 앉아서>,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헤이리 시편> 외
영역시집 ,
불역시집 출간
수상 : 제5회 천상병 시상, 제24회 윤동주 문학상, 제41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문학과 창작> 편집고문
문학의집 서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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