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배고픔의 사각지대 / 나태주

시인 최주식 2010. 7. 28. 22:45

배고픔의 사각지대 / 나태주

환한 대낮
잘 퍼진 쌀밥이 고봉으로 열렸다
이팝나무 가지, 가지 위
구수한 조밥이 대접으로 담겼다
조팝나무 가지, 가지 위
 
밥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다, 그쟈?
누나가 말했다
우리는 아침도 안 먹고
점심도 아직 못 먹었잖아!
 
한참 만에 누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뭔 새들은 저렇게 울어쌓고
지랄하고 그런다냐? 그것은
꾀꼬리 쌍으로 우는 환한 대낮이었다.


시집『시인들 나라』 서정시학,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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