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홍신선
군포에서 의왕 구간 전철안에서
소리 짓씹히는 기아바이 행상꾼 녹음기 릴테이프에서
그가 덜컥덜컥 튀어나온다
그의 값없는 음악
삶치고 허망한 행상꾼들 아닌 자 있으랴
고3 시절 진학포기하고 밴드부에 혼자 남아
중고짜리 트럼벳만 자랑스럽게 불던
지방 방송국 경음악단 한 구석을
늙어서도 끝끝내 지켰던
그
내 마음 시골 학교
야트막한 담장 밖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증기 배출하는 압력밥솥처럼 몸피 큰 나무속에 오래 들끓던
덜 퍼진 밥알 마낭 수천 수만 꽃 알들
확확 터져 나왔는가 몰라
<유심> 2010.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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