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부적衆寡不敵 / 김사인
조카학비 몇 푼 거드니 아이들 등록금이 빠듯하다
마을금고 이자는 이쪽 카드로 빌려내고
이쪽은 저쪽 카드로 돌려 막는다 막자
시골 노인들 팔순 오고 며칠 지나
관절염으로 장모 입원 하신다 다시
자동차세와 통신요금내고
은행카드 대출 할부금 막고 있는데
오래 고생하던 고모 부고 온다 조문하고 막 들어서자
처남 부도나서 집 넘어갔다고
아내 운다
'젓가락은 두 자루, 펜은 한 자루.....중과부적!' (노신)
이라 적고 마치려는데,
다시 주차공간 미확보 과태료 날아오고
치과 다녀온 딸아이가 이를 세 개나 빼야 한다며 울상이다
철렁하여 또 얼마냐 물으니
제가 어떻게 아느냐고 성을 낸다.
<시와 반시> 2009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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