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 오명선
잎잎이 기록된 푸른 햇살이여
이제 안녕!
펄럭이던 해와 바람의 일기장에서 삭제되었다
낡고 지루한 사랑과의 이별은
조이던 스카프를 풀어낸 헐렁한 목이다
파장한 장터의 풍경처럼
내 손금을 벗어난 전생처럼
슬하는 오히려 풍요롭다
파산한 내 집을 구경하는 나는
낯선 관객이다
<시인시각> 201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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