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이야기 / 차영호
하얀 주차선 따라 콘크리트 바닥에 실금이 갔다
여기서야 흙이 금싸라기보다 귀하니
먼지 나부랭이나 꽉꽉 쟁여졌을 좁은 틈새
누구에게 쫓겨 흘러든 뜨내기들일까
망초 강아지풀 질경이 일렬종대로 서서
깜냥깜냥 키 키우고
꽃도 피워 올렸다
금 따라 스륵스륵
검은 발통 들이밀 때마다 옴찔옴찔
봄부터 이제까지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서있음은
무슨 용뺄 재주가 있어서 일까
서툰 쇠발들 기어이 선을 넘을 때는
날래게 한두 걸음 옆으로 비꼈다가
되돌아오기도 하였겠지
연속극본 같다, 요런 데서 옴죽옴죽
꿈을 키우고 있었다니
시집<애기앉은 부채> 2010.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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