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작/쉿!- 고은희
쉿! | ||
아득한 하늘을 날아온 새 한 마리 감나무 놀랠까봐 사뿐하게 내려앉자 노을이 하루의 끝을 말아 쥐고 번져간다 욕망이 부풀수록 생은 더욱 무거워져 한 알 홍시 붉디붉게 울음을 터트릴 듯 한 쪽 눈 질끈 감고서 가지 끝에 떨리고 쉬잇! 쉬 잠 못 드는 바람을 잠재우려 오래 전 친구처럼 깃털 펼쳐 허공 감싼다 무너져 내리고 싶은 맨발이 울컥, 따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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