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달리기 시합 - 김미희
와-아
집으로 가는 시간.
학원 차가 쪼롬이
교문 앞에 줄을 섰어요.
집이 코 앞인데
모두 학원 차를 타고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지요.
학원을 다니지 않는 나는
타고 갈 차가 없어요.
조그만 다리를 건너갑니다.
소소소 강물이 아는 체를 하네요.
동당! 마주 인사했어요.
길섶의 냉이꽃에게도 웃어줬어요.
탁!
어느 새 뒤따라 온 요한이.
내 어깨를 치며 뛰어 가잖아요.
그에 질세라 나도 뜀박질을 했어요.
천사원이라 적힌 우리집 문패까지 냅다 달렸어요.
가방이 우리보다 먼저 결승점에 닿았습니다.
우리는 따뜻해진 손을 잡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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