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쇠요령 / 서상만
― 아내의 방
망미동 골동품 가게에서
놋쇠요령 하나를 샀다
젊은 날, 아내의 곱던 목소리같이
살짝 흔들어도 청아한 울림
파랗게 녹이 슬어
백년은 더 되었다고
가게주인이 세월에 덤을 달았다
이 요령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말문을 닫고
검불로 누운 그녀 침상에
호출용으로 놔 둔 놋쇠요령,
그녀 손에서 요령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얼른,
그 녹슨 소리를 받아먹었다
이제 놋쇠요령은 울지 않는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던 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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