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놋쇠요령 / 서상만

시인 최주식 2011. 11. 4. 21:42

놋쇠요령 / 서상만

― 아내의 방

 

망미동 골동품 가게에서

놋쇠요령 하나를 샀다

젊은 날, 아내의 곱던 목소리같이

살짝 흔들어도 청아한 울림

 

파랗게 녹이 슬어

백년은 더 되었다고

가게주인이 세월에 덤을 달았다

 

이 요령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말문을 닫고

검불로 누운 그녀 침상에

호출용으로 놔 둔 놋쇠요령,

 

그녀 손에서 요령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얼른,

그 녹슨 소리를 받아먹었다

이제 놋쇠요령은 울지 않는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던 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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