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된 슬픔 / 구순희
바다 변두리만 기웃거리는 게는
그 단단한 껍데기 속
창자가 없어
창자 끊어질 일 없다고 하지만
아니다
곧장 앞으로 가지 못하는 숙명은
이미 창자가 다 끊어져
더 이상 문드러질 게 없다
모래더미 속으로 어린 게가
어미게 속으로
필사적으로 파고들어간다
생의 부채에 허덕이는 사람이
무심코 걷어찬 바다
바다는 밤낮
집채만한 파도로 게를 덮친다
시집 「내려놓지마」2011년 시산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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