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放心 / 손택수

시인 최주식 2011. 11. 10. 22:14

 

放心 / 손택수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놓고 있다가, 앞
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
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 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지나가버렸다

 

 집이 잠시 어안이 벙벙
 그야말로 무방비로
 앞뒤로 뻥
 뚫려버린 순간,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
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젖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