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내기/조정권
혼자
진
꽃.
진 채
내게 배송된 꽃.
발송인을 알 수 없던 꽃.
그 꽃을 기억해 냈다.
슈베르트 음악제가 한 달간 열린
알프스 산간 마을
한가로이 풀꽃에 코 대고 있는 소 떼들이
목에 달고 다니는 방울
그 아름다운 화음에서
―조정권(1949~ )
시간이 흘러 어느 이국(異國)의 골짜기에 나는 있고 한가로운 소들의 목에 단 방울소리들이 찬란히 풀꽃들을 피워내고 있는 그곳에서 언젠가 만났던 꽃들, 낙화(落花)의 풍경을 기억해본다. 여기, 이 평화의 화음(和音)에서 발송되었던 꽃들이었구나! 회통(會通)하는 우주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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