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꽃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 복효근
낡은 결혼 시계가
멈추어 선
토요일 오후
아내와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
헛헛한 빈 손으로
돌아오는 길
요천수 고수부지에 들었어라
수면에 뜨는 저녁
노을은 턱없이 곱고
괜스레 가슴 먹먹할 때
토끼풀꽃 둘러 핀 풀밭에
나는 눕고 차라리
아내는 앉았어라
빈 손 허전하여
토끼풀꽃 엮어 만든 꽃시계
손목에 묶어주면
내 낡은 결혼 시계는
영원히 그 시간에 멈추어서 좋아라
토끼풀꽃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아 - 그러나
아직은 사랑,
가난하여 넉넉한 먼 그리움도 있느니
초저녁 별빛이 고웁다
[핵심 정리]
* 주제 : 가난 속에서 느끼는 부부 사이의 행복과 사랑
[구성]
1~7행 : 시계를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옴
8~13행 : 허전한 마음으로 풀밭에 앉음
14~23행 : 토끼풀꽃 시계를 만들어 주며 사랑과 그리움을 느낌
[시어 및 시구 풀이]
* 토끼풀꽃 시계 : 부부 사이의 사랑과 따뜻한 교감을 형상화하는 소재, 아내에 대한 사랑, 가난 속에서 느끼게 되는 정신적 여유 상징
* 헛헛한 빈 손 : 서운함, 아쉬움
* 고수부지 : '둔치'로 순화
* 가슴 먹먹할 때 : 서글픔, 섭섭함
* 가난하여 넉넉한 : 역설법
* 아직은 사랑, ~ 그리움도 있느니 : 가난이 오히려 절실한 사랑과 그리움을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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