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어느 봄날의 달콤함

남산 한옥 마을의 봄 / 최주식

시인 최주식 2018. 2. 18. 12:36

남산 한옥 마을의 봄 / 최주식

  

남산 한옥 마을에 바깥바람 쐬러 가

꽃물 흐르는 청류정 근처에서

정담 나누는 내 또래의 사람과

동심을 일깨우는 꼬마둥이를 대하니

덥석 손 잡고 싶은 유년 시절의 이웃을 만난 듯하고

 

내가 좋아하는 된장이나

싱건지가 들어 있을 것 같은 장독대와 

오래된 풍속(風俗) 앞에 서니

그리운 고향에 와 있는 듯

수 천 수 만의 풍경이 펼쳐지고

반가운 얼굴이 아른거린다

 

남산 한옥 마을에 나들이 갔다가

여기저기 서정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니

문득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던

생명같은 고향의 봄을 만난 듯

바람처럼 지나간 추억 위로

진달래와 목련과 생강나무꽃이 피고

가지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