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심부름 / 최주식
면 소재지 양조장에서
막 빚어낸 쌀뜨물 같은 막걸리를
노란 주전자에 가득 담아
잡초 무성한 고갯길 돌아서던
막걸리 심부름
한 여름 땡볕에
목젖 모질게도 타올라
외딴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 모금
꽃잎 떠가는 개울가에서
물을 채운 뒤 휘휘 저으며
한 모금 마시던
막걸리 심부름
오늘
고층 빌딩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니
불현듯 그 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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