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어느 봄날의 달콤함

막걸리 심부름 / 최주식

시인 최주식 2018. 2. 18. 12:36


막걸리 심부름 / 최주식

 

면 소재지 양조장에서 

막 빚어낸 쌀뜨물 같은 막걸리를

노란 주전자에 가득 담아 

잡초 무성한 고갯길 돌아서던

막걸리 심부름


한 여름 땡볕에

목젖 모질게도 타올라

외딴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 모금

꽃잎 떠가는 개울가에서

물을 채운 뒤 휘휘 저으며

한 모금 마시던

막걸리 심부름

 

오늘
고층 빌딩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니

불현듯 그 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