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달콤함 / 최주식
꽃 피는 황홀한 날 그대를 불러
시와 음악이 흐르는
근사한 카페에 마주앉고 싶다
먼저 온 나는 창가에서
환한 봄날의 서정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릴 것이다
얼마쯤 지나면 드르르 문이 열리고
밝고 화사한 차림의 그대는
나를 발견하고는 언제나 그랬듯이
고운 눈길을 보내겠지
맞은편에 다소곳이 앉은 그대가
잘 지냈느냐 물으면
나는 고개 끄덕여 답례를 보내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쏟아져 소복이 쌓일 것이다
이윽고, 찻잔이 비면
짧은 시간을 탓하며 일어나
다정히 팔짱 끼고 꽃길을 걷다
아름답게 물든 저녁 노을 뭉게뭉게 번지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그대의 식탁에서
사랑이 가득 담긴 저녁상을 대하겠지
이런 달콤함
춘삼월 봄바람을 감당 못하고 툭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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