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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 동시 - 제 26 편] 상 어 - 최승호

상 어 -/.최승호 어쩌지 상어가 창문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침대를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지붕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비행기를 물어뜯으면 어! 상어가 해님을 물어뜯었어 (2006)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은 언제 봐도 새삼스럽고 신기하다. 아이가 '아빠'와 '엄마'를 말하던 날의 감격..

[한국인의 애송 동시] (25) 강아지풀 - 김구연

오요요 오요요 불러볼까요. 보송보송 털 세우고 몸을 흔드는. 강아지풀 강아지풀 불러 볼까요. 〈1988년〉 "오요요/ 오요요"는 어미가 제 새끼를 부를 때, 혹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부를 때 내는 소리다. 바이올린의 높은 선율보다는 낮은 음역대(音域帶)에서 나오는 바순 소리에 더 가깝다. 뜻 없는 의..

[한국인의 애송 동시] (24) 꼬까신 - 최계락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즈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최계락(1930~1970)은 진주에서 출생해 주로 부산에서 활동한 시인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애송시 100편 - 제 60편]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

[애송시 100편 - 제 60편]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 박재삼 문태준·시인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을 보것네. ..

[애송시 100편 - 제 59편]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애송시 100편 - 제 59편]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장정일 정끝별·시인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

[애송시 100편 - 제58편] 수묵(水墨) 정원 9 - 번짐

[애송시 100편 - 제58편] 수묵(水墨) 정원 9 - 번짐 장석남 문태준·시인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

[애송시 100편 - 제 57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애송시 100편 - 제 57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송찬호 정끝별·시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

[애송시 100편 - 제 56편] 상한 영혼을 위하여

[애송시 100편 - 제 56편]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문태준·시인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