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상추쌈을 무척 좋아 하나요’-유용주(1960~ )
보약을 먹어도 시원찮을 여름,
나무와 시멘트와 온갖 잡동사니 먼지에
땀 쌈장을 만들어
볼이 터지도록 눈을 뒤집어 까며
시어머니, 삶이라는 시어머니 앞에서
훌러덩 치마 깔고 퍼질러 앉아
불경스럽게 불경스럽게……
언젠가
내 너의 머리카락을 죄 쥐어뜯고 말리라
찌는 더위 피할 것만 아니라 웃통 벗고 확 한번 맞붙고 싶다. 공사현장에서 노동의 구슬땀 한번 시원하게 쏟고 싶다. 퍼질러 앉아 불볕에 벌겋게 데인 상추쌈 한번 볼 터지도록 먹고 싶다. 불볕더위 건설현장 아낙네와 그 여인네 치맛자락 같은 상추와 시인의 오기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강인한 근육질 언어, 원색적 삶 건강하다.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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