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박준영(1940~ )
한 몸이었다가 서로 갈려 다른 몸이 된
시집 간 딸과 싸웠단다
서로 상처 받고
듣는 나도 아파온다
약수통 둘러메고 산길로 향한다
아이 밴 옥수수 일가가
수수하게 인사하고
짝을 진 노랑나비 훠어-훨
아는 체 손짓한다
하양 보라 알맞게 섞어 핀 도라지도
방긋거리고
이이잉 벌소리 바쁘고
새 노래 하늘에 맑다
이렇게 온 세상 하늘이
마음 하나 비우면
다 친구인 것을
세상살이 섭섭하다고요? 가족들도 서운하고요? 그럼 이 시처럼 배낭 하나 둘러메고 산길 들길 걸어보세요. 앞 배 불룩 아이 밴 엄마, 뒷등 달싹 동생 업은 누나 옥수수 가족 인사하네요. 나비며 도라지며 벌이며 제각각 예쁘게 사는 자연 가족들 방긋방긋 인사하네요. 꾸밈없이 천진스러운 이 시 읽다 보니 사람가족 자연가족 모두 한 가족이네요. 토라진 마음 자연스레 비워지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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