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세상에 돌 던지다’-윤정란(1952~)

시인 최주식 2009. 12. 3. 21:45

세상에 돌 던지다’-윤정란(1952~)


애완용 개가 사람보다 사랑을 받는다고

문 안을 엿보다가 흩어지는 한숨들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

세상에 돌 던지다


아비라고 당당하게 큰소리칠 수 없고

남자라고 무작정 들이밀 수가 없어서

언제나 뒤로 밀리는

삼식(三食) 놈의 회환을



속수무책 세월에 햇살도 돌아앉아

어디서나 눈치 보는 소리 없는 절규는

잊혀진 우리네 삶이

개보다 못한가요.


못된 사람을 보면 흔히 ‘저런 개 같은 놈’이라 욕한다. 그러나 개들은 나쁜 개를 보면 ‘저런 사람 같은 놈’이라 욕한다고 정현종 시인은 시 ‘개들은 말한다’에서 써 시니컬한 웃음을 자아내게 했는데. 아, 이 시 시조(時調)답게 우리네 시절 풍속 한번 따끔하게 질타하고 있다. 반인륜, 몰인정한 인간 세상 햇살도 등 돌리고 있다. <이경철·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