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중-손호연(1923~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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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로인 줄
서로가 모르면서
암벽을 타고 물살은 빠르게
계곡물과 만나는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나 어우러지나
벼랑에 서서 내려다보니
파도가 치네
그대를 잊는 길 택하고 싶어
고기잡이 나간 남편 기다리다 지쳐
할미 바위 되었네
돌아올 고깃배는 소식 없는데
가을이면 생이별 서러운 장면도 자꾸자꾸 떠오르는데 사별한 부부의 정은 오죽하랴. 한계령, 그 너머 바다에 이르는 스냅 사진 속에는 임 그리는 단심(丹心)이 뚝뚝 듣네. 일본에 시비가 서 있고 총리까지 한·일 우호관계를 상기하며 읊었던 한국인 유일의 일본 전통시 단카(短歌)의 대가. 31자 짧은 글, 강렬한 인상의 시를 우리말로 옮기니 백제 정읍사를 보는 듯, 아우라지 정선 아라리를 듣는 듯.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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