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이육사(19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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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거리에 휘몰아치는 바람 매섭데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마저 꽁꽁 얼어붙데요. 학창 시절 이 시를 읽으며 선비의 날 선 기개와 그걸 포용해내는 시의 염결한 미학 배웠네요. 싸늘한 촉감의 의지와 부드러운 질감의 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강철로 된 무지개’ 보았네요. 세월도 추위도 상심도 절정으로 가는 이때 의지와 정 따스이 어우러지는 세상 그려보시길.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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