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김용락
서민아파트의 날품 밤 깍는 어머니들
시커먼 아궁이 속 같은 콘크리트 출입구가
기약 없는 생활처럼 너무 어둡다
목에 풀칠하고 자식 위하는 일이라면
밤 껍데기뿐만 아니라
자기 껍데기마저 사정없이 벗겨 내려는 듯이
조금의 틈도 없이 두 손을 놀리는 그 사이로
언뜻 파랗게 곧추선 칼 끝이 하늘을 찌른다
그 주위에는 갈 곳 없는 아이들 몇이서
코딱지를 떼며 어슬렁거리고
도시의 찬바람 속에서
더욱 가난하게 드러나는 어머니들의 노동
그 속에는 시퍼렇게 다져놓고
속으로만 앓아온 당신들의 눈먼 반평생이 들어앉아 있다
비로소 그 속에 나도 있고 혁명도 있지만
오늘은 생명의 싹이 더 크게 보인다
-- 창비시선.148 / 기차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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