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어머니 / 이성복

시인 최주식 2010. 1. 14. 23:27

                    어머니 / 이성복

 

     나는  처음에  봉산탈춤의 사자춤 추는 가면인 줄 알았다
   십여  년 전 총 맞아 죽은 아들의 무덤 앞에 풀뿌리 쥐어뜯
   으며  통곡하는 팔순 어머니 자신의 가슴에 남의 가슴에 쪼
   그라든  주먹으로 못을 박으며 흰 머리 헝클어 무덤을 덮는
   어머니  내일이면  스스로 세상을 떠나면서도 제 명에 죽지
   못한 아들의 무덤을 맨이마로 바수고 바수는 어머니 대관절
   자식이  무엇기이에, 대관절 어찌 그리 귀여운 자식이 있었
   기에 통곡으로 꿈틀거리는 봉산탈춤의 사자탈 같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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