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 / 강인봉
비록 삯을 기다리는 가난한 생활이었지만
福은, 초록빛 오랜 인내에서 오는 것이라고
조용히 웃는 法을 가르쳐주신 뒤
당신은 가만히 등을 밀고 계셨지.
저 果園에도
들길에도
노을을 밟고 피곤히 돌아오면
싱그런 과일을 닦고 있는 어머니,
거기서 나는 문득
달을 만나고
당신은 달에서 물을 길어올리시고.
거울은 닦을수록 솟아나는 샘이 있어
두고두고 반복하는 한도 고운 그 인연의
고요히 타오르는 사랑의 불 받드시고
밤 깊어 더욱 초롱한 그 눈매.
우리들 어쩌다 철이 들어
그 속에 몰래 들어가면
아, 벌써 다 알고
소리없이 흐르는 한 줄기 눈물이여.
아무리 문질러도 때도 안 묻는
그 깊은 信仰의
지금도 우리들 江을 건너면,
저 은은히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
- 강인봉 <첫사랑>, 문학과지성사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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