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파꽃 / 신순애 (시조시인)

시인 최주식 2010. 1. 24. 21:10

파꽃 / 신순애 (시조시인)

 

민들레 씨를 따라 허공을 난자한들

흙 속의 질긴 인연 차마 뜰 수 없는가

핏줄만 까망 낟알로 방울방울 맺혔네

 

쭉 곧은 잎새마다 바람으로 채운 동굴

칼끝에 묻어나는 매몰찬 독소 풀어

아! 정녕 너는 바보스런 지휘봉의 그리메

 

너 죽어 내가 사는 인과의 무대 위에

새하얀 독백으로 백혈구만 춤추는가

도시 속 화분을 딛고 선 베란다의 파수꾼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막한 봄 / 정완영  (0) 2010.01.24
젖 물리는 여자 / 노영임   (0) 2010.01.24
사과를 만나다 / 박연옥   (0) 2010.01.24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 이민아   (0) 2010.01.24
징검다리를 건너며 / 임영석  (0)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