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만나다 / 박연옥
길어야 일주일쯤 머무는 줄 미리 알아
올핸 꼭 만나리라 서두러 꽃 피워놓고
받침이 집인 줄 모른 채 사과꽃은 지더니
떠난 자리 들어선 열매 뙤약볕에 담금질하고
비바람에 지는 벗들 가슴으로 배웅하며
모질게 견뎌온 나날 과즙으로 고이더니
끝내 그를 알고 안절부절못하는 낯빛
그걸 헤아린 듯 크게 한 입 베어 무니
달디단 사과향 속으로 그림자 두엇 잠긴다
박연옥 시인
1959년 경남 사천 출생
2001년 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2006년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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