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다공, 다공 / 이향지

시인 최주식 2010. 1. 26. 00:02

다공, 다공 / 이향지


쬐끄만 연탄에 구멍이 스물세 개

아이 넷 낳기 전엔 열아홉 개였는데

면사포 쓰기 전엔 아홉 개였는데

서방 만나 살아갈수록 구멍만 늘어가는 몸

허리 쑤셔 병원에 가니 다공증이라네

구멍 숫자 느니 만큼 탄공장 이문이 늘고

구멍 숫자 느는 만큼 불땀은 줄어

오일보일러와 살겠다고 짐 싸는 여자 천진데

해가 떠도 캄캄한 연탄 여자는

오늘도 남대문시장 먹자골목에서

갈치조림을 익히느라 헉헉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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