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 / 이원규
어머니는 밤마다 뇌신을 먹었다
쓰디쓰고 희디흰 가루약
정신의 흰밥
감기와 판피린을
무슨 음료수처럼 마시는
균이 엄마와 더불어
이미 중독이 된,
세상 모든 어머니의 절망은
뇌신의 이름으로 사라지고
뇌신의 이름으로 용서되었다
풀무덤 속의 어머니
뇌신을 못 먹으니 어쩌나
뇌신 없는 극락일까 지옥일까
나 어느새
어머니 뇌신의 나이가 되었으나
쓰디쓴, 정신의 흰밥이 없다
시집<강물도 목이 마르다> 2008. 실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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