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막걸리를 찬양함 - 박찬일(1956~ )
거울은 빈털터리다
우주도 빈털터리다
우주라는 말도 빈털터리다
빈털터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가 맛있다
술 마시러 가는 차 안에서 어눌해서 더 유명한 시인이 이 시를 보여줬다. “이 친구 시 어떠신가?”고. “아, 거 술맛 한번 진짜로 당기게 하네!”라고 했다. 이 일 저 일 부탁하고 도모하는 자리 아니라 다 털어버린 빈털터리라야 술도 제 본맛을 내줄 것 아닌가. 의미를 털어버린 말로 마시는 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술은 술이다’는 지경 아니겠는가. 이 맛있는 시의 경지에 들려 시인은 또 얼마나 빈털터리 허당에 시달리고 있을 것인가.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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