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꽃 / 김해화
요러케 크대먼 아그가 어찌게 애기다요 반 차비 내시오
핵교도 안 댕긴디 뭔 차비를 낸다요
반 차비 내랑께라 아직 애기랑께 그러네
및 학년이냐 나 학교 안 댕개라
집 나서 신작로까지 걸어나오며
어머니 내 귀에 못 박았지
나는 아직 학교 안 댕기는 이학년
옥신각신 내릴 곳 한참 지나
흙먼지 속에 보따리 내팽개치고 가는 버스
어메 저런 호랭이 물어갈 놈
보도씨 내 차비 꿔가꼬 왔는디 반 차비가 어딨다냐 반차비가
어디 가는 길이었을까
가난한 보따리 머리에 이고
학교 안 댕기는 이학년 머슴애 앞세우고
봄날 어머니 버스에서 내려 터벅터벅 한나절
그 황톳길 끝 누구 있었을까
외삼촌 큰고모 작은이모 떠오르지 않고
사진<최민식>사진작가
길가에 하늘하늘 씽개꽃
몇 구비 길모퉁이 돌고 돌아도
씽개*꽃만 피어 있던 길
*씽개:씀바귀를 일컫는 전라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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