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향
- 폭설. 3 -
송 문 헌
어둠의 처마 끝에 눈발이 거칠다
소리소문없이 순임이네가 고향을 떠났던 밤처럼
신당동 중앙시장 채소전거리 어디쯤서였던가
왜장치는 얼금뱅이 아저씨를 대번에 알아본 것이,
- 그날 난 그에게 끝내 물어보지 못했다 그때
눈 덮인 신작로 등교 길에서 주운 다해진 깜장
고무신 한 짝이 혹시 순임이것 아니었냐고..... -
잠들지 못한 주점, 불빛을 나서 눈발 속을
짚어가는 등 굽은 저 검은 그림자 그날 밤
짐승처럼 또 다른 고향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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