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비를 맞으며 바다에서 노는데
솟구친 이마와 코, 기세가 흉포하다
높은 파도 말아 올려 우주를 막아선 듯
외로운 섬 뒤흔들어 폭풍우가 싸우는 듯
대양의 남만(南蠻) 배는 뒤집힐까 걱정하고
바닷가 어촌에는 비린내가 뒤덮였다
회를 치면 배부르게 포식 한번 하겠구나
허리에 찬 청평검(靑萍劍)을 웃으며 바라본다
―정홍명(鄭弘溟·1582~1650)
雨中觀鯨鬪(우중관경투)
鯨魚得雨戱滄溟(경어득우희창명)
額鼻軒空氣勢獰(액비헌공기세녕)
怒捲層濤妨宇宙(노권층도방우주)
聲掀孤嶼鬪風霆(성흔고서투풍정)
中洋蠻舶渾愁覆(중양만박혼수복)
傍岸漁村盡帶腥(방안어촌진대성)
斫膾可堪供一飽(작회가감공일포)
笑看腰下有靑萍(소간요하유청평)
- /김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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