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 이민화
어수선한 사건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골 깊은 등줄기에 멍으로 남은 자국
세월의 회초리 앞에 허물을 벗는 시간
혼돈을 움켜쥐고 방황하는 시대가
늦가을 설거지로 타오르는 불 마당에
두꺼운 가면을 벗어 미련 없이 태운다.
들국의 마른 꽃대가 겨울 앞에 꺾이고
새로 움틀 봄을 위해 눈 덮인 들녘처럼
마지막 가을을 빌어 날려보낸 묵은 일기
새로운 베틀 앞에 정좌하여 눈을 뜨고
절망은 가려내고 희망의 씨실 잡아
용서와 화해의 교차 한 필로 짠 순수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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