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동시 - 제 31 편] 밤이슬 - 이준관 ▲ 일러스트=양혜원 밤이슬 - 이준관 (풀벌레들의 등대가 된 밤이슬) 풀잎 위에 작은 달이 하나 떴습니다. 앵두알처럼 작고 귀여운 달이 하나 떴습니다. 풀벌레들이 어두워할까 봐 풀잎 위에 빨간 달이 하나 몰래 몰래 떴습니다. (〈1998〉) <해설 - 장석주 시인> 시인은 딱히 이름붙일 수 없는 하나의..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30 편] 잡초 뽑기 - 하청호 ▲ 일러스트=윤종태 잡초 뽑기 - 하청호 ( 대지의 품속에선 그들도 생명체 ) 풀을 뽑는다 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다. 흙 또한 뿌리를 움켜쥐고 있다. 뽑히지 않으려고 푸들거리는 풀 호미 날이 칼 빛으로 빛난다. 풀은 작은 씨앗 몇 개를 몰래 구덩이에 던져 놓는다. 〈1986〉 <해설 - 신수정 문학평론..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9 편]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 일러스트 양혜원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엄마 품')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 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 들새 모여앉아 꼬빡꼬빡 잠자지. 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아기 예쁜 아기 새..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8 편] 하느님에게 - 박두순 ▲ 일러스트=윤종태 하느님에게 - 박두순 ( 우리 주위에 가득 찬 하느님과의 '대화' ) 때맞춰 비를 내리시고 동네 골목길을 청소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가슴아픈 일이 있어요. 개미네 집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개미네 마을은 그냥 두셔요. 구석에 사는 것만 해도 불쌍하잖아요 가끔 굶는다는 소식..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7 편] 손을 기다리는 건 - 신형건 손을 기다리는 건 - 신형건 ( 손과 손 맞잡으면 평화가 꽃피죠 ) 손을 기다리는 건 어제 새로 깎은 연필, 내방문의 손잡이, 손을 기다리는 건 엘리베이터의 9층 버튼, 칠판 아래 분필가루투성이 지우개, 때가 꼬질꼬질한 손수건, 애타게 손을 기다리는 건 책상 틈바구니에 들어간 30센티미터 뿔자, 방구석..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6 편] 상 어 - 최승호 상 어 -/.최승호 어쩌지 상어가 창문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침대를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지붕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비행기를 물어뜯으면 어! 상어가 해님을 물어뜯었어 (2006)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은 언제 봐도 새삼스럽고 신기하다. 아이가 '아빠'와 '엄마'를 말하던 날의 감격..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한국인의 애송 동시] (25) 강아지풀 - 김구연 오요요 오요요 불러볼까요. 보송보송 털 세우고 몸을 흔드는. 강아지풀 강아지풀 불러 볼까요. 〈1988년〉 "오요요/ 오요요"는 어미가 제 새끼를 부를 때, 혹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부를 때 내는 소리다. 바이올린의 높은 선율보다는 낮은 음역대(音域帶)에서 나오는 바순 소리에 더 가깝다. 뜻 없는 의..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한국인의 애송 동시] (24) 꼬까신 - 최계락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즈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최계락(1930~1970)은 진주에서 출생해 주로 부산에서 활동한 시인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시 100편 - 제 60편]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 [애송시 100편 - 제 60편]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 박재삼 문태준·시인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을 보것네. ..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7.09
[애송시 100편 - 제 59편]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애송시 100편 - 제 59편]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장정일 정끝별·시인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