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월/주해숙 잃어버린 세월/주해숙 꼭 이만큼의 설렘으로 기억의 조각을 찾아나선 한 아이가 있었지 뛰놀던 집과 마당은 움츠려 있고 세 갈래 갈림길에 서 있던 키 작은 느티나무 지친 나그네 한시름 쉬어가는 상흔 가득한 모습인데 골진 자국마다 고인 눈물 낯선 모습으로 빙그레 웃는다 낯익은 잎새하나 어깨 위.. 詩評·컬럼(column) 2011.03.16
사랑의 풀장/윤송석 사랑의 풀장/윤송석 내 가슴속에는 당신을 위한 풀장이 있어요. 얼마나 크고 깊은지 아세요. 한들한들 춤추는 해초 위에 은빛 물고기가 노닐고 있어요. 널따란 풀에선 고래가 점핑도 하고 태풍이 불거나 아무리 파도가 높더라도 변함없는 큰 풀장입니다. 당신이 다이빙하시면 밑창이 닿지 않도록 물을.. 詩評·컬럼(column) 2011.03.09
수행자/방극률 수행자/방극률 가지가지 옷가지에 네모진 수건 열댓장을 개키며 부처님 앞에 앉은 듯 수행시간을 가져 본다 사실, 담배 한개비 피던 시간을 하루 정량을 피운 많은 시간을 수행하는 시간이라면 큰 오산이다 시간 허비일 뿐더러 시간에 대한 예의는 더욱 아닌 것이다 담배야 습관성에 기호품 중에서도 .. 詩評·컬럼(column) 2011.03.02
해빙/윤덕규 해빙 문촌/윤덕규 장벽처럼 두꺼운 단절의 시간 넘어 어느새, 가벼운 깃털 바람 타고 나부낀다 바람과 볕의 하모니로 답답한 가슴, 짓눌린 무게 걷어내니 그 속엔 아름다운 노래가 있었다 귀를 열어 팽창의 소리를 듣는다 간지러운 소리 달팽이관 타고 가슴에서 공명의 울림으로 메아리친다 웅크린 마.. 詩評·컬럼(column) 2011.02.25
고 향/서미숙 고 향/서미숙 주렁주렁 사과가 달린 과수원 땀방울 송골송골 맺혀가며 뛰어 놀던 유년시절 "무엇이 저리도 좋을꼬" 불그스레 익은 내 볼이 잘 익은 만생 종 같다고, "사과나무 가지에 매달렸나" "사과처럼 여물었네" 놀리시던 고향 어르신네. 그 살풋한 기억들 정겨운 고향 땅, 황토 밭의 토심은 내 삶을.. 詩評·컬럼(column) 2011.02.25
내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유 성 녀 내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 / 유 성 녀 가난하지만 원 없이 사랑하렵니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사람 서두르지 않으면 가질 수 없었기에 안개속에서도 마음의 속도를 줄이지 못했습니다 이기적이지만 착한 바보 되어 개운한 아침을 고단한 삶이지만 수면제 같은 밤을 짬짬이 모아둔 햇빛은 당신만을 위.. 詩評·컬럼(column) 2011.02.25
친정 어머니/유제근 친정 어머니 만보 유제근 손을 마주 잡고 교혈(交血)같은 전율 만남은 짠 한 것 반찬 통 김치냄새가 두 여인의 향기로 변하고 손을 놓지 않고 방으로 들어서며 그래! 우찌 사는겨? 눈자위를 지그시 누르며 괜찮혀! 엄마……. ------------------------------ 이 시는 부드러운 서정과 인간적 가치에 대한 정감이 .. 詩評·컬럼(column) 2011.02.25
2011년 1,2월호 신인 시 심사평 심사평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읽고 또 읽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정인] 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어 무한한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정인 님의 작품 <대리인생 밤을 떠다니다> 외 두 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시에 담아내어 독자들로 하여금 .. 詩評·컬럼(column) 201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