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에서/박영환 청령포에서/박영환 울어 밤길 예놋는 강 가슴에 파묻혀 지새우는 밤하늘이 잠기고 또 잠길 때 어소御所의 여린 문풍지 얼마나 떨었을까 보았느냐 우리 님 흐르는 눈물을 들었느냐 폐부에 차오르는 흐느낌을 짓무른 사연을 안고 관음송 觀音松 붉게 젖다 그리운 왕비여 만날 날이 언제일까 망향탑望鄕.. 詩評·컬럼(column) 2011.05.20
엷은 흔적/오현월 엷은 흔적/오현월 이끼긴 장독대 앞 힘없는 여운이 추녀 끝에 걸려 거미줄에 엉키고 결리는 이별의 아픔 마당 곳곳에 솟았구나. 아버지 남겨두신 녹 슬은 무딘 연장 세월의 수치만큼 빨갛게 옷을 입고 줄 다름 치던 그 기교 기억마저 흐릿하여라 ---------------------- 깊은 성찰의 자아탐구적 이미지가 강.. 詩評·컬럼(column) 2011.05.12
길/김 용현 길/김 용현 길은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 저마다 사랑의 향기를 피워서 짝을 찾고 씨를 남기고 새끼를 기르고 자식을 낳고 길은 강물처럼 흐르는 것 목숨마다 천만 갈래로 흩어져 제 이름표 하나씩 달고 바다로 바다로 흘러가는가 길은 구름처럼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것 살아서 꿈틀거리던 것들 모두 얼.. 詩評·컬럼(column) 2011.05.05
커피 향/김문철 커피 향/김문철 홑씨 날린 들풀 빨간 열매 유혹은 멀리 씨를 퍼트리는 일 의미 없다 해도 씨를 남겨 싹 틔운다. 어머니 가슴에 품 안 자식으로 있는 것은 죽을 때까지 지켜주는 일 생각 많은 사람만이 가슴에 맺힐 뿐 먹어 없애도 베어 가도 말없이 씨는 퍼져 나간다. 모두 세상을 산다는 것은 꿈처럼 아.. 詩評·컬럼(column) 2011.05.03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서정 5월호 권두언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최주식/한국서정작가협회 회장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면 녹음방초 우거진 여름이 오리라. 꽃잎 방긋 미소짓는 5월은 오묘한 대자연의 자태와 햇살이 유난히 밝아 아름답다. 여름 문턱 넘어서는 보훈의 달 6월은 엄청난 역사의 상흔과 아픔 있어 숙연하다.. 詩評·컬럼(column) 2011.04.23
사랑, 허상이었음을/석남성 사랑, 허상이었음을/석남성 서걱 이는 들판이 한때 푸르렀음을 기억해 내면 두려움인지 불어오는 바람 속으로 들리는 네 목소리는 빗방울이 담겨있다 그대 기억 하나요 밤새 정을 토해버린 뒤 휘청거리는 발걸음을 같이했던 애절한 눈빛 하얗게 지샌 나날만큼 서글픈 쉰 머리카락을 허상 같은 구름 .. 詩評·컬럼(column) 2011.04.21
제주의 계절/최 옥 근 제주의 계절/최 옥 근 꽃이 피고 산새들이 날아오고 고사리가 자라고 사람들이 동그랗게 손을 잡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 바람은 꿈을 꾸고 나무는 청년처럼 튼실해지고 마음은 말간 물빛처럼 순해진다 산 주름이 많은 길 주름마다 꽃물을 들이고 서러운 세월을 다독인다 그것을 바라보는 바다의 .. 詩評·컬럼(column) 2011.04.13
곡예사/안진훈 곡예사/안진훈 관객이 없는 공연장에서 섬광처럼 보였던 한 가락 끈을 놓쳐 버린 나의 기도여! 눈빛은 정에 굶주린 늑대와 같아서 꿈을 꾸는듯하였고 장막 안까지 휘도는 야유하는 웃음소리는 휑한 가슴을 관통하여 어둔 벽에 부딪혀 돌아선다 붉은 조명 아래 몸짓으로 절규하여도 내 안에 자아만이 .. 詩評·컬럼(column) 2011.04.06
부부/이효숙 부부/이효숙 아침잠이 유난히 많아 늦게 눈을 뜨는 나에게 그이는 조용한 걸음으로 아침을 준비한다. 오늘은 고등어조림을 해 준단다. 무를 듬성듬성 썰어 그 위에 두어 마리 올리고 갖은 사랑의 양념으로 지져대는 냄비가 들썩들썩 춤을 추면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구수한 사랑이 입안에 침으로 고.. 詩評·컬럼(column) 2011.03.30
잃어버린 세월/주해숙 잃어버린 세월/주해숙 꼭 이만큼의 설렘으로 기억의 조각을 찾아나선 한 아이가 있었지 뛰놀던 집과 마당은 움츠려 있고 세 갈래 갈림길에 서 있던 키 작은 느티나무 지친 나그네 한시름 쉬어가는 상흔 가득한 모습인데 골진 자국마다 고인 눈물 낯선 모습으로 빙그레 웃는다 낯익은 잎새하나 어깨 위.. 詩評·컬럼(column)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