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빚./ 윤인자 빗, 빚./ 윤인자 이른 새벽 희미한 백열등 아래서 동백기름 발라 참빗으로 머리 빗다가 우리 남매 등록금 고지서 보며 한숨 쉬는 아버지를 슬며시 돌아보는 어머니 어두운 불빛에도 대낮의 환한 빛 아래서 그림 색칠하는 붓처럼 곱게 빗질하던 어머니 손길 멈춘다 깨알처럼 써진 가계부 숫자 하나하나 .. 詩評·컬럼(column) 2011.10.19
새 세상/정승연 새 세상/정승연 아, 나는 일렁이는 새 땅에 첫발을 디뎠다. 어제부터 차가워진 맨 발을 벗고 아, 나는 상처 날 곳에 두 발을 딛고 섰다. 새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대의 별 테두리는 해처럼 검게 폭발해대었다. 밀려드는 우주의 열기에 온갖 불순한 것들이 증발하여 머리 위에 일곱 겹의 무지개를 이루고 .. 詩評·컬럼(column) 2011.10.12
딸꾹질/신홍승 딸꾹질/신홍승 가슴에 턱 걸려 있다 은연중에 덜컥 품은 그대 부정하려고 할수록 딸꾹딸꾹 침착하게 심호흡을 해봐야지 활짝 가슴을 펼치고 꾹 참고 버티고 있는데 딸꾹딸꾹 강하게 가슴에 가해지는 압박 딸꾹딸꾹 어이쿠 미치겠다 딸꾹딸꾹 이걸 어떡하라고 이러다가 숨이 멎을 수 있겠구나 주먹으.. 詩評·컬럼(column) 2011.10.05
코스모스 연가/김정미 코스모스 연가/김정미 단 한번 당신 품에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 수많은 날을 서성거렸습니다 단 한번 이 향기 당신 가슴에 파고들기 위해 수 많은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대 가슴에 따스한 햇살 스며드는 날 가녀린 영혼 당신품에서 피어납니다 --------------------- 김정미 시인은 평범한 매일매일의 일.. 詩評·컬럼(column) 2011.09.28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랑/송형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사랑/송형민 손가락처럼 계절도 처음부터 다섯 개였을지 모른다 시작을 닮은 새싹의 봄과 햇볕을 닮은 따스한 여름 쓸쓸함마저 풍성한 가을 성숙한 하얀 눈의 겨울 그리고 사랑 그러나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그래서 잊혀졌는지 모른다 여우별마냥 훌쩍 떠나갈 때 계절이었.. 詩評·컬럼(column) 2011.09.20
9,10월호 권두언/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9,10월호 권두언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한국서정작가협회장 최주식 삶이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든,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든, 만난다는 것은 곧 삶입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본받고,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면 .. 詩評·컬럼(column) 2011.09.15
기억사 (記憶史)/김 현 기억사 (記憶史)/김 현 말복이. 뭉치. 바다 태양슈퍼 김씨. 921좌석버스. 모래내 인력사무소 최반장 하울링울프. 버디가이. 헨드릭스. 에릭. 짐 모리슨 닉드렉. 에릭사티. 짜르트. 게바라. 까뮈. 고흐. 시은. 프리다 최민식. 참이슬. 이연주. 김수영. 박인환. 전혜린. 이중섭 인생을 아~~는 신림동 제플린 양.. 詩評·컬럼(column) 2011.09.15
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문석 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문석 가난한 삶의 시작도 가난한 삶의 마지막도 결코 불행이라고 말하기 싫다. 찬란한 태양이 희망을 노래하고 해질녘 노을이 힘없이 쓰러져 내릴 때도 새로운 아침은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온다. 허기진 삶의 뒤안길에서 때론 힘들고 버거운 삶일지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행복.. 詩評·컬럼(column) 201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