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시락/곽기영 엄마의 도시락/곽기영 참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들려오는 서그럭 서그럭 항아리 속 긁는 소리 어머니는 그렇게 박 바가지에 한줌 보리쌀 꺼내고 황토 아궁이에 불 지펴지면 뒤꼍 굴뚝위엔 연기가 춤을 춘다. 무쇠 솥 뚜껑 사이로 푸시씩 보리 익는 내음 퍼지고 부엌 문턱위에 굴뚝.. 詩評·컬럼(column) 2012.01.09
2012년 1,2월호 편집후기 <편집후기> * 壬辰年을 맞이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지만 2012년은 또 다른 느낌이다. 1월 6일은 小寒, 21일은 大寒, 23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2월 4일은 立春, 19일은 雨水다. 추운 겨울, 소외된 이웃이나 서민들 마음에 따뜻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 詩評·컬럼(column) 2012.01.05
그리움/민기준 그리움/민기준 하늘 땅 끝없는 바다 널 집어삼킨다. 이기지 못해 안달하며 버둥거리며 울부짖지만 돌아오는 목소리 허공에서 빨아들이고 눈을 감으면 따뜻한 눈망울 뭉클해지는 살아있는 힘 한 점의 조각으로 떠날 수만 있다면 버림받고 팽겨 쳐지고 산산이 살점이 터져 핏방울 .. 詩評·컬럼(column) 2011.12.25
인격 한 무더기/이용철 인격 한 무더기/이용철 말하지 못하는 입이 있다 주는 대로 받기만 은빛 입에 봄 잎, 초록 잎, 단풍 잎 그리고 겨울 산 쏟지 않고는 못 배긴다 노동자는 그것을 작품이라고 혹은 작가의 인격이라고 말해 한 동의 물을 마셔도 목이 마른 저 입 노동자의 손은 바쁘다 마치 화가라도 된.. 詩評·컬럼(column) 2011.12.21
가는 길/김길언 가는 길/김길언 바람의 되어 가는 길 구름이 되어 가는 길 이정표 없는 그 길을 나는 나를 이끌고 나와 같이 가고 있다. 빈 가슴에 생존을 풀어놓고 회한 없는 그 길을 엉키어진 매듭풀며 떨리는 진통의 벽을 허물며 나는 그 길을 걷고 있다. 누더기 진 사랑 남루한 사랑 싹 틔워가.. 詩評·컬럼(column) 2011.12.07
짝사랑/백락영 짝사랑/백락영 반짝이는 수많은 별 중에 하나를 내 사랑이라고 마음에다 두고두고 새겼는데 다가서기엔 너무나 먼 것 같아 바보인 나를 미워하며 지우려고 애를 썼지만 달 가고 해가 가고, 바람이 별을 쓸어가 버려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 그냥 말을 해 버릴까, 아아, 나도 몰라 -.. 詩評·컬럼(column) 2011.11.23
깊은 사랑/설덕환 깊은 사랑/설덕환 떠나간 임을 그리며 오열하는 여인. 임 찾아 천리, 만리 마다않고 달려온 연인. 그리움은 강江도 바다도 담지 못하고 수문水門을 연다. 해도 살그머니 자리를 비우고, 달은 살며시 들어와 마음 살핀다. 간직한 마음은 부풀어 터질 것 같아 마른 침 계속 불러낸다. .. 詩評·컬럼(column) 2011.11.16
자원봉사를 하다보면/최주식 자원봉사를 하다보면/최주식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자원봉사는 왜 하느냐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그럴때면 자원봉사는 이웃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 희망을 꽃 피우는 것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 이웃을 받들고 섬기는 것이라 대답합니다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자원.. 詩評·컬럼(column) 2011.11.09
검은강물/안옥희 검은강물/안옥희 미역국을 끓이려고 간장을 떠낸다 어머니 구부러진 등에 새벽달을 지고 장독앞을 스치면 열두식구 가문 입에 물꼬가 트인다 징방망이 같은 생인손이 누렇게 고름을 만들면 잠자던 문풍지도 요란히 울었다 학교갔다 오니 주먹만한 동생이 아버지 헌 바지가랭이 .. 詩評·컬럼(column) 2011.11.02
바람이 분다/ 김성덕 바람이 분다/ 김성덕 바람이 분다 내 안의 뜨거운 땀을 씻기어줄 바람이 분다 완벽한 욕심을 꿈꾸다가 문득! 전부다가 아님을 느꼈을 때는 흠칫! 뒷걸음치는 소스라침에 피지 방을 훑은 뜨거운 땀은 나를 세우고 내려다 본다 한 줄기 식은땀 소용돌이로 적셔올 때 부족한 것마저 사랑스럽다 나는 바람.. 詩評·컬럼(column) 201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