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제17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고리 / 김후자 남자가 지하철에서 휴대용 접착고리를 판다 쉴 새 없이 상품을 선전하는 남자 스티커에 붙은 도금한 고리가 3kg 철근을 번쩍 들어올린다 그리고 다시 이를 앙다문 고리가 5kg을 들어올린다 제 덩치보다 몇 백 배 많은 쇳덩이를 번쩍번쩍 들어올리며 하.. 신춘문예 당선詩 2010.02.01
창간 43주년 중앙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진열장의 내력 / 임경섭 누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아침, 샴푸통 마지막 남은 몇 방울의 졸음 있는 힘껏 짜낸 김 대리는 네모 반듯하게 건물 속으로 들어가 차곡차곡 쌓인다 날마다 김 대리의 자리는 한 블록씩 깊어진다 아래층 이 과장은 한 박스 서류뭉치로 처분되었다지 누군가 음료수를 뽑아 마실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31
2008년 제3회 지리산 문학상 수상작 2008년 제3회 지리산 문학상 수상작 쭉쭉 빵빵 사이로 오는 황진이 / 김왕노 황진이 네 생각이 죽은 줄 알았다. 아파트 납골당을 지날 때, 묘비가 된 빌딩을 지날 때, 황진이 생각이 새까맣게 죽어 간줄 알았다. 어디서 육탈되어 뼈만 남아있는 줄 알았다. 난 애도나 명복 한 번 빌 줄도 몰랐고 그러나 거..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31
2008년 제9회 [교단문예상] 수상 2008년 제9회 [교단문예상] 수상 과녁 / 이동호 나뭇잎 하나 수면에 날아와 박힌 자리에 둥그런 과녁이 생겨난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마다 수면은 기꺼이 물의 중심을 내어준다 물잠자리가 날아와 여린 꽁지로 살짝 건드려도 수면은 기꺼이 목표물이 되어준다 먹구름이 몰려들고 후두둑후두둑 가랑비가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31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책장애벌레 / 이종섶 낡은 책장은 망치로 부수는 것보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 나무의 이음새마다 박혀있는 나사못 숨쉬기 위해 열어놓은 십자정수리를 비틀면 내장까지 한꺼번에 또르르 딸려 올라오고 허물처럼 남아있는 벌레의 집에 어두운 그..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29
제22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수상작 제22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수상작 섶섬이 보이는 방 / 나희덕 - 이중섭의 방에 와서 서귀포 언덕 위 초가 한 채 귀퉁이 고방을 얻어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방보다는 차라리 관에 가까운 그 방에서 게와 조개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아이들이 해변에서 묻혀..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29
진주신문 2005년 신춘문예 당선작 진주신문 2005년 신춘문예 당선작 봄날의 부처님 / 김애리나 쉿, 부처님 주무시는 중이세요 햇살이 부처님의 이마에 키스하고파 법당 안을 기웃대는 봄날이었지요 졸립지요 부처님? 그래도 봄인데 나들이는 못 갈망정 마당 가득 피어난 꽃나무 좀 보세요 산사나무 조팝나무 매자나무 꽃들이 치마를 올..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29
2007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당선작 2007년 진주신문 가을문예 당선작 보이저氏 / 김현욱 1. 보이저* 氏의 돌잔치는 지구 밖에서 열렸다 보름달 위에 차린 돌상을 받아 홀로 돌잡이를 하였는데 웬일인지 보이저氏는 아무 것도 집지 않았다 돌상 너머 파랗게 빛나던 구슬은 이미 멀리 있다는 걸 보이저氏는 운명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29
2001년 중앙신인문학상 [2001년 중앙신인문학상] 복숭아 / 서광일 비닐봉지가 터졌다 우르르 교문을 빠져나오는 여고생들처럼 여기저기 흩어진 복숭아 사내는 자전거를 세우고 떨어진 것들을 줍는다 길이가 다른 두 다리로 아까부터 사내는 비스듬히 페달을 밟고 있던 중이었다 허리를 굽혀 복숭아를 주울 때마다 울상이던 .. 신춘문예 당선詩 201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