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눈 [우리말 바루기] 잣눈 [중앙일보]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을 폭설(暴雪)이라 한다. 폭설의 순우리말은 ‘소나기눈’이다. 대설(大雪)은 아주 많이 오는 눈이다. 대설의 순우리말은 사전에 올라 있진 않지만 ‘큰눈’이 적절해 보인다. ‘잣눈’은 ‘많이 쌓인 눈’을 이르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척설(尺.. 수필(신문칼럼) 2010.01.26
에이다/에다 [우리말 바루기] 에이다/에다 [중앙일보] 수도권에 내린 100년 만의 폭설은 교통대란을 일으켰다. 승용차들은 빙판이 된 도로 위를 설설 기고 미끄러운 도로를 피해 지하철로 몰린 승객들로 객실이 미어터졌다. 눈 내린 뒤의 고통은 교통대란만이 아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기온에 차가운 눈바람이 .. 수필(신문칼럼) 2010.01.26
잠시, 천년이 - 김현(1945~ ) 잠시, 천년이 - 김현(1945~ ) 우리가 어느 생에서 만나고 헤어졌기에 너는 오지도 않고 이미 다녀갔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천년이 지난다 등단 37년에 50여 편 시로 첫 시집 펴냈다니 참 과작인데. 표제작인 이 시 읽어보니 언어 부림과 그리움의 내공에 절로 무릎 쳐진다. 그리움에 얼마나 많은 언.. 詩가 있는 아침 2010.01.26
의자 / 허 림 의자 / 허 림 423호 식탁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원목 의자들의 쓰레기 분리수거함 앞에 나와 며칠째 앉아 있다 저녁상에 오를 두 부 한 모를 사가지고 오다 잠깐 걸터앉았다 봄볕에 앉았다 간 뒤 흰나비가 앉았다 간 뒤 감꽃이 앉았다 간 뒤 송화가 루 노랗게 내려앉은 의자 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아보..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간장 항아리 / 김영희 간장 항아리 / 김영희 봄에 담근 햇장 처음으로 뚜껑 열어보니 까맣게 속 타들어 간 속내가 보인다 장항아리는 그동안 부글부글 속을 끓이고 있었다 술 만 마시면 큰소리 치던 아버지 시름을 달래며 들이킨 막걸리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감출 것도 없는 살림 뚫어진 양말처럼 빈 구멍만 커지는 살림..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골목시장 풍경 / 김영희 골목시장 풍경 / 김영희 영양제 보다 진통제가 더 잘나간다는 민약국 골목에 줄줄이 앉아있는 아낙들 보따리 봉지봉지 펼쳐놓았다 촌두부 이천 원 청국장 이천 원 무말랭이 시래기 깻잎장아찌 삼천 원 손대중으로 담은 고만고만한 삶의 무게들 한 여인이 허리춤에서 사리돈을 꺼내든다 속내 다 꺼내..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어머니 3 / 김영희 어머니 3 / 김영희 짠지 눌렀던 돌 하나 주방 창틀 위에서 한 해를 보냈다 빈 항아리 가시면서도 잊고 있었다 오이지 담던 늦여름, 문득 생각난 돌 모난 곳 없이 둥글고 반듯한 돌 가벼이 떠오르는 것들 다독다독 지그시 눌러 주던 짠내 군내 절여진 짠지돌 거죽에 소금꽃이 피었다 외로움을 오래 견디..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봄비는 푸른 희망을 잡아당긴다 / 임영석 봄비는 푸른 희망을 잡아당긴다 / 임영석 봄비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희망을 잡아당긴다 봄비가, 온몸 다 불태워 쏟아내는 눈물의 힘으로 희망을 잡아당기는 자욱마다 푸르름이 끌려나온다 사랑만 하다가 살겠다는 꽃들도 봄비가, 푸르름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봄비에 젖어서 나머지 사..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동전과 먼지 사이에는 / 임영석 동전과 먼지 사이에는 / 임영석 장식장 뒤로 굴러 들어간 동전을 몇년이 지나 청소를 하며 줍는다 세상 찌든 때 바닥에 내동댕이 쳐 놓고 몸뚱어리 하나 이 세상 왔다 갔다고 비문을 새기듯이 동전 자욱들이 선명하다 마치 이 세상을 버리고 토굴속에 사는 것처럼 자기 발자욱이나 바라보고 사는 외로..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
돌 / 임영석 돌 / 임영석 돌은 어떻게 꽃피워 열매를 맺을까 사랑한다면 어떻게 입맞춤을 할까 분명 돌도 사랑하고 입맞춤하여 예뿐 자식을 낳아 기를 것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함부로 돌을 던져 단단한 돌에 상처를 입혔다 돌도 함부로 던질 일이 아니다 아, 얼마나 서러웠겠는가 함부로 던진 그 돌이 ♣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2010.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