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 서정주 자화상(自畵像)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10.01.16
[ESSAY] 아이 러브 카레라이스 [ESSAY] 아이 러브 카레라이스 조연경·프리랜서 방송작가 첫사랑 그 남자는 미심쩍은 얼굴로 나를 살피다가 내가 맛있게 카레라이스를 먹는 걸 보고는 안도했다. 사실 카레라이스는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첫 가사실습 메뉴는 카레라이스였다. 카레라이스의 완성도 따위에는 관심.. 수필(신문칼럼) 2010.01.16
유명세 [우리말 바루기] 유명세 [중앙일보] 사람이 유명해진다고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유스럽게 행동할 수 없고 항상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한다. 이렇게 ‘신상이 널리 알려지는 데 따르는 불편이나 곤욕’을 이르는 말이 ‘유명세(有名稅)’다. 말 그대로 ‘유명해진 대가로 치르는 세금’이다. 그런.. 수필(신문칼럼) 2010.01.16
‘멘토’는 ‘인생길잡이’로 [우리말 바루기] ‘멘토’는 ‘인생길잡이’로 [중앙일보] 근래 들어 많이 쓰이는 외래어 가운데 하나가 ‘멘토’ 또는 ‘멘토링’이다. 초·중학생 대상 대학생 멘토링 제도, 회사의 선후배 멘토링 제도 등이 있다. 기업이 전문계 고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학교를 지원하는 ‘1사1교 멘토링’ 운동도 .. 수필(신문칼럼) 2010.01.16
온전한 사람, 완전한 사람 [우리말 바루기] 온전한 사람, 완전한 사람 [중앙일보] 19세기 프랑스에서 발견된 늑대소년. 늑대소리를 내는 그에게 말을 가르쳤지만 평생 배우지 못했다.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를 놓친 그는 끝내 ‘완전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없었다. 늑대소년이 결국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는 표현에.. 수필(신문칼럼) 2010.01.16
촉촉히(?) 젖다 [우리말 바루기] 촉촉히(?) 젖다 [중앙일보]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속이 촉촉히 젖어오는 것을 느꼈다” “장윤정의 애절한 목소리가 관객의 마음을 촉촉히 달래줬다”처럼 ‘물기가 있어 조금 젖은 듯하다’를 뜻하는 ‘촉촉하다’의 부사어를 ‘촉촉히’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촉촉이’가 .. 수필(신문칼럼) 2010.01.16
대장경의 비밀 - 대한민국 르네상스 ② [정진홍의 소프트파워] 대장경의 비밀 - 대한민국 르네상스 ② #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476년으로부터 어림잡아 1000년 후에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꽃핀다. 마찬가지로 1011년 고려대장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후 1000년이 돼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르네상스는 펼쳐진다. 그만큼 고려대장경은 대한민국 르네.. 수필(신문칼럼) 2010.01.16
‘겨울 연지(蓮池)’- 곽홍란(1960~ ) ‘겨울 연지(蓮池)’- 곽홍란(1960~ ) 어쩌면 한 뉘 있어 가던 길 세운 걸까 살며시 귀 기울이면 처억 척 회초리소리 저 홀로 종아리 걷고 밤새도록 내리친다 세상으로 이어진 길 아득히 지워지면 비 젖고 쓰린 상처 바람이 말리는지 얼붙어 싸늘한 못물, 속살 데우는 마른 연(蓮) 쉬 썩을 수가 없어 까맣게.. 詩가 있는 아침 2010.01.16
‘제주에서 어멍이라는 말은’-정일근(1958~ ) ‘제주에서 어멍이라는 말은’-정일근(1958~ ) 따뜻한 말이 식지 않고 춥고 세찬 바람을 건너가기 위해 제주에선 말에 짤랑짤랑 울리는 방울을 단다 가령 제주에서 어멍이라는 말이 그렇다 몇 발짝 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마는 어머니라는 말에 어멍이라는 말의 방울을 달면 돌담을 넘어, 올레를 달려, .. 詩가 있는 아침 2010.01.16
열심히 산다는 것 / 안도현 열심히 산다는 것 / 안도현 산서에서 오수까지 어른 군내 버스비는 400원입니다 운전수가 모르겠지, 하고 백원짜리 동전 세 개에다 십원짜리 동전 일곱 개만 회수권함에다 차르륵 슬쩍, 넣은 쭈구렁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걸 알고 귀때기 새파랗게 젊은 운전수가 있는 욕 없는 욕 다 모아 할머니를 향해..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1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