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서정주 (19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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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남긴 시 천여 편 편편이 우리네 삶과 모국어의 숨통인데도 서정주 절창은 이렇듯 동지섣달 추위와 긴긴 밤의 절정에서 나왔다. 그것도 오늘같이 눈썹, 손톱 같은 달도 하얗게 얼어붙은 동짓달 그믐밤에. 천 날 천 년 꿈으로 맑게 씻은 우리네 언어와 마음에 매섭게 얼어붙은 하늘마저 온몸으로 떨며 감읍(感泣)하고 있는 이 신령스러운 모국어의 절창은.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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