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창건-
할아버지 사셨을 저부터 어머님은 광주리 하나로
살림을 맡았습니다.
설움으로 얼크러진 머리를
손빗으로 가다듬으며
살림의 틀을 야무지게도 짜냈습니다.
봄, 여름은 푸성귀로
광주리를 채우고
가을, 겨울엔 과일로
광주리를 채웠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그 솔껍질 같은 손으로
광주리 한 구석에
내가 기둥나무로 자라기 바라는
기도를 꼭 담곤 했습니다.
내가 이만큼 자랐는데도
오늘 아침
어머님은
내 기도가 담긴 광주리를 이고
사립문을 나섰습니다.
'♣ 詩그리고詩 > 1,000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 심순덕 (0) | 2010.01.15 |
---|---|
사랑법 1 / 박진환 (0) | 2010.01.14 |
어머니와 소풍 / 윤일현 (0) | 2010.01.14 |
어머니 / 조태일 (0) | 2010.01.14 |
어머니 1 / 강인봉 (0) | 2010.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