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기억 / 이명수
― 木鐸論
스님이 오랜만에 절집에 돌아오셨다
법당에 들어가 목탁을 치셨다
목탁이 제 소리를 내지 않았다
목탁도 자주 쳐 주지 않으면
제 소리를 잃고 만다
제가 목탁인 것을 잊은 것이다
꽹과리, 징도 자주 쳐 주지 않으면
쇳소리를 잃고 만다
종도 사람도 그렇다
本色을 잃고 깨지고 만다
몸이 몸이 아닐 때
네 몸을 목탁처럼 쳐라
詩를 쓰지 않으면
몸이 시인인 것을 잊고 만다
시집 <울기 좋은 곳을 안다> 2008. 시로 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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