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無等)을 보며 / 서정주 무등(無等)을 보며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1.28
채근담(菜根譚) 聞惡 不可就惡 恐爲讒夫洩怒. 문악 불가취악 공위참부설노. 聞善 不可急親 恐引奸人進身. 문선 불가급친 공인간인진신. 남의 악한 이야기를 들었을지라도 곧 미워하지 말지니 중상하는 자의 모략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니라. 남의 착한 이야기를 들었을지라도 곧 친근하지 말지니 간악한 자가 자신을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1.28
탈 벤-샤하르의《해피어》중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의미와 즐거움을 주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다.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가장 먼저 그 일을 하면 우리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다음에 우리가 하려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지, 해를 입히지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1.28
혼자가는 여행 / 김재진 혼자가는 여행 / 김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대로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으며 가을에는..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1.26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 김용택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 김용택 겨울은 봄바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요 봄은 세상에서 매미 소리가 제일 무섭대요 여름은 귀뚜라미 소리가 제일 무섭고요 가을 햇살은 눈송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대요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1.26
5월의 노래 / 괴테 5월의 노래 / 괴테 오오 찬란하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기막힌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1.26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랭스톤 휴즈> 아들아, 난 너 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1.26
[애송시 100편-제14편] 한계령을 위한 연가 [애송시 100편-제14편]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 정 희 문태준·시인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1.26
[애송시 100편- 제13편] 빈집 [애송시 100편- 제13편] 빈집 기 형 도 정끝별·시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1.26
[애송시 100편-제12편] 저녁눈 [애송시 100편-제12편] 저녁눈 박 용 래 문태준·시인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이슈 연재] 애송시 100편 ▲ 일러스트..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1.26